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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관리

‘악취저감’과 ‘돈군 건강관리’ 동시에…친환경 돈사 운영

[우수농장 탐방] 전북 임실군 ‘영광농장’을 가다

선진 축산환경모니터링시스템(LEMS)을 통한 실시간 정밀관리
친환경 사육위한 톱밥돈사 운영, 축산분뇨와 악취저감에 효과 
미생물 활용 통해 돼지 소화흡수율과 면역력 높여 ‘일석이조’

 

 

축산업, 특히 양돈업, 그 중에서도 비육농장의 가장 큰 현안이라면 ‘악취’일 것이다. 그러나 전북 임실에 자리잡은 영광농장(대표 최정용)은 1,800두의 비육돈을 키우는 농장이지만 냄새로는 이 곳이 비육농장임을 알 수 없을 정도이다. 


임실의 나즈막한 산 중턱에 위치한 영광농장은 반경 2km 안에 다른 양돈장이 없어 각종 질병에서 나름 안전한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농장을 찾아 가는 길 주변에는 귀농한 이웃들의 전원주택들이 나란히 들어서 있다. 영광 농장은 인근 마을과 멀지 않은 곳에 있으면서도 냄새나 기타 환경적인 요인으로 민원을 받아본 적이 없을 만큼 쾌적하고 깨끗하다. 


영광농장을 운영하는 최정용 대표는 일찍이 ‘친환경 사육방식’에 관심이 많았다. 90년대 양돈 산업을 시작 할 때부터 여러 방법을 스스로 농장에 도입하며 현재의 가장 적절한 방법을 찾았다. 최 대표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정통방식으로 양돈을 했었지만, 1,000두 규모의 돼지를 키우기엔 손이 많이 가고 경쟁력이 없었다고 한다. 이에 최대표는 과감히 일관농장을 포기했다. 안정적이고 건강한 비육돈 공급이 가능한 까닭에 선진한마을과 인연을 맺었고 17년 째 돈독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비육농장으로 전환하며 최 대표는 축산분뇨와 악취를 저감하기 위해 과감하게 톱밥 돈사로 전환했다. 지금도 관리의 문제로 톱밥을 적용하는 농가가 많지 않지만 당시에는 더욱 혁신적이었다. 


비육농장을 운영하지 10년 째가 되던 2015년부터는 현대화 시설을 도입해 3동을 새로 지었다. 그간 양돈장을 운영하며 쌓인 노하우를 반영해 최 대표가 직접 농장을 설계했다. 돼지들이 자유롭게 돈사에서 뛰어놀고, 장난칠 수 있도록, 돈방을 나누었던 펜스들을 모두 없애고 군사사육을 시도했다. 또한 이중윈치와 컨트롤러로 기온과 바람을 고려해 환기량을 자동으로 조절해 돼지도 행복하고, 사람도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영광농장만의 관리시스템을 만들었다. 


최정용 대표가 생각하는 친환경 사육방식은 시설물뿐만 아니라 건강한 돼지를 키우는 노력까지 포함됐다. ‘이왕에 써야 하는 비용이면 아파서 쓰는 약품 값보다 아프기 전에 쓰는 영양제가 낫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실험을 했다. 현재 영광농장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토착 미생물을 활용한 소화흡수율 향상과 물에 미네랄제재를 희석해 면역력을 올려 주는 것이다. 돈사 수세나 톱밥 도포 후 미생물을 뿌려 자연 발효를 시키는 원리이다. 바닥 상태를 쾌적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 이 위에서 자유롭게 뛰고 미네랄 물을 마신 돼지는 소화흡수율이 높아 건강하고 사료 효율이 높다고 한다. 오랫동안 이러한 경험을 쌓은 최 대표는 현재 돼지 분변 확인만으로도 쉽게 사료 효율을 알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영광농장은 2020년 이후 FCR이 3.0 미만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는 육성률 98% 이상, FCR 2.8대로 그 효과는 증명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현재 아들과 함께 농장을 운영 중이다. 30대 초반인 아들은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약 2년 전부터 최 대표와 함께 농장을 운영 중이다. 아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농장을 꿈꾸다 보니 영광농장은 현재의 영광스러운 결과나 실적에 연연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선진의 축산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LEMS(Livestock Environment Monitoring System)를 도입해 돈사 내 온, 습도 관리뿐만 아니라 암모니아, 이산화탄소와 같은 공기 관리까지 실시간으로 분석해 과학적이고 정밀한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사육이 시장에서 인정받는 가치를 고민해 금년 내 무항생제 비육농가로 전환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최정용 대표에게 축산은 자연이자 과학이다. 최 대표의 자택은 돈사 바로 옆에 있다. 냄새나 분뇨 등의 문제가 있다면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바로 최 대표와 그의 가족들일 것이다. 자연에서 과학으로 키우고 돼지 본연의 모습을 가장 자연스럽게 찾아주면 돼지와 함께 생활해도 어려움이 없다. 이렇듯 건강하게 자란 돼지들이 건강하게 식탁에 오르고 농장은 다시 자연에서 돼지를 기르는 것. 이것이 지속 가능한 축산을 위한 출발선에서 그려보는 모습일 것이다.